민원으로 위장된 압박에 법적으로 대응하는 법

보험 접수 과정에서 드러난 직장 정보로 직장 방문·항의까지 이어졌다면? 개인정보보호법의 ‘목적 외 이용’ 위반 여부와 형법상 명예훼손·모욕 성립, 공연성·전파가능성, 공익성 판단 기준, 그리고 실무 대응 방법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상 속에서 개인정보가 의도치 않게 새어 나갈 때

어느 평범한 직장인이 식사를 한 뒤 갑작스럽게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장염 같은 증상, 누구의 잘못이라 단정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죠. 이 직장인은 식당 측에 따지거나 금전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본인이 병원에 다녀왔으니 보험 처리가 가능한지를 정중히 물었을 뿐이에요. 그런데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식당은 보험 처리를 하겠다며 병원 진단서를 요청했고, 그 문서 안에는 실수로 직장명이나 직책을 추정할 수 있는 표시가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식당 측은 이 정보를 토대로 해당 공무원의 직장을 찾아내 직접 항의하러 찾아갔고, 심지어 민원실에서 제3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식중독 아니다”, “징계해라”, “감찰과에 넘겨라”는 식의 말을 쏟아냈다고 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병원에 실려갔던 당사자가 오히려 피해자에서 조사 대상이 되어, 소속 기관의 감찰부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황당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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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인데 왜 내가 조사 대상이 되는 걸까?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에 근무하거나 사회적 직책을 가진 경우, 본인의 신분이 노출되면서 불필요한 민원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개인정보가 어떻게 활용되었는가’, 다른 하나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특정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는가’ 하는 점이에요.

먼저 개인정보의 문제입니다. 진단서 안에 직장 정보가 우연히 찍혔다고 해도, 그것은 민감한 개인정보입니다. 단순히 문서에 있었던 내용을 넘어서, 그 정보를 근거로 제3자가 특정 기관에 찾아가 구체적인 민원을 제기했다면,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수집 목적 외 이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보험 청구를 위한 진단서가 직장 방문과 민원 제기의 근거가 된 셈이니까요.

그 다음은 명예훼손입니다. 민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호받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공공장소인 민원실에서 다수인에게 들릴 수 있는 환경에서, 특정인을 실명 혹은 명확히 특정 가능하게 언급하면서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했다면 공연성(공공연한 전파 가능성)이 인정될 수 있어요. 게다가 “징계해라”, “감찰에 넘겨라”와 같은 발언은 명백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언사이기 때문에, 형법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성립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그런데 더 억울한 건 이런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감찰 조사를 받게 되는 상황입니다. 공무원의 신분이기 때문에 내부 감찰 프로세스가 작동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소명해야 한다는 현실은 분명 부당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결국 이중 피해가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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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보호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감정의 정당화’입니다. 내가 느끼는 억울함, 모욕감, 두려움은 결코 과한 감정이 아닙니다. 타인이 내 정보를 활용해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만든다면, 누구라도 불안해지고 상처받게 되죠.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선 해당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위반인지 판단하기 위해, 정보가 어떤 경로로 제공되었고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단서의 직장 표식이 필수 항목이 아니었다면, 제공된 목적(보험 청구) 외의 사용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는 고발 사유가 됩니다.

또한 명예훼손과 관련해서는 당시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민원 접수 시 녹취록, CCTV, 민원일지 등을 확보할 수 있다면 발언의 공연성이나 전파 가능성 여부를 보다 명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민원이니까 다 면책된다’는 말은 절대적 진리가 아닙니다. 허위사실이거나 과도한 인신공격이라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감찰 조사를 받는 것도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이 또한 사실관계를 정리해 대응한다면 억울함을 벗을 수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설명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트레스가 크다면, 법률 전문가와 동행하거나 진술서를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혹시라도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이 있다면 꼭 기억하세요. 나의 정보와 명예는 누구보다 내가 가장 지켜야 할 가치이며, 법은 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요. 무력감에 갇히지 마시고, 필요한 절차를 천천히 밟아가 보세요. 불합리함에 침묵하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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